안녕하세요? 이유진입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그러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런 가을, 단풍 붉고 공기 좋은데로 가슴 팍 뚫리게 여행 함 다녀왔음 싶네요 ^^
오늘 전 10년 전 기억을 꺼내보려고 합니다.
10년전..... 굉장히 오래된 기억같지만, 저에게 아주 행복한 기억이라,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네요 ^^
수능 보구선, 대학 입학하고 한학기나 다녔는데, 만족 스럽지 못했어요...
왜 이렇게 된거야?! 라고 스스로를 원망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그랬죠...
"우리 수능 다시보자!!" ㅎㅎ 이말에 반수를 시작했죠.
(반수...반학기만 재수 ㅎㅎ 아시죠?!)
노량진으로 종합반 신청해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대성학원, 정진학원 등등 유명한 학원들 많잖아요...),
맨날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그 작은 책상에 하루 내내 앉아서 수업과 자율학습을 했죠.
어느날 친구는 넘 약해져 버리고, 저도 많이 지쳐있을때,
수업을 땡땡이치고 집으로 갔어요.... 버스타고 한강을 지나는데, 하늘이 넘 달라보였어요.
우리 말고는 모두들 행복하게 살고 있는듯한 기분도 들고, 이렇게 하늘, 구름이 이뻤나 생각도 들었죠.
결국 우리 이렇게 살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면서 친구는 지리산에 가서 공부한다고 하고,
전 학원대신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어요.
그러다 추석을 2주 앞두고, 어차피 명절때 공부 잘 안될테니, 지리산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죠...
전 서울에서 태어나 일산에서 살았으니까, 그리고 친척들도 모두 서울 사람이라 딱히 시골이 없었어요.
학교 다닐때, 친구들이 방학때 마다 시골로 놀러가는데, 그러면 무척이나 부러웠죠.
그래서 지리산....오라고 했을때, 그 생활에 기대되었어요.
백과사전을 찾으니, 지리산(智異山) -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지리산 이라네요...그래서 도인,고시생들이 많나?
ㅎㅎ 어쨌든 반수중에 명절을 핑계로 지리산으로 가게 되었죠.
#1. 지리산 생활
지리산 뱀사골 아래쪽에 마을이 있는데, 너무나 작은 마을이라 부락이라고 불러요.
그 곳에 방 두칸짜리 집에서 사는데, 전기는 들어오나 난방을 위해선 아궁이에 불을 지펴야했죠.
잘 마른 나무를 아궁이에 쌓고 불이 잘 붙도록 종이를 구겨 넣고 불을 붙이는데, 첨엔 맵지만..
익숙해지면 나무향기랑 같이 매우면서 고소한 불냄새가 나요. 모닥불 향기처럼요...
지금도 그 나무 지피는 냄새가 기억에 남아요.

#2. 지리산 밤나무
저랑 친구랑 있던 곳에는 밤나무가 진짜 많았는데, 거의 부락을 싸고 있을 정도라고 해야하나?
산 가운데 부락이 있는거고, 부락 주위로 숲이니, 그 숲의 나무들이 모두 밤나무였던거 같아요.
밤에 아궁이에 불 지펴 놓고, 저녁 먹고 나면 밤을 삶았어요.
밤에 밤을 먹네...하면서 그 밤이 밤~ 인지 이 밤이 밤~인지 장난하면서 먹었던거 같아요.
(참고로...먹는 밤이 긴 소리....^^ 궁금하셨죠?!)
근데 밤을 많이 먹으면 속이 안 좋기 때문에, 자려고 누워 있으면 화장실을 한번씩 들락거리게 되요.
화장실이 푸세식인데, 더 끔찍한건, 옆집 외양간 옆이라는거죠... 볼일 중에 이 소들이 가만히 있다가 한번씩 움직이면, 얼마나 겁이 나던지....
#3. 자연친화적 생활
난방을 위해선 나무로 불도 떼야 하고, 화장실도 푸세식이었지만, 정말 자연 친화적인 생활이라고 생각했던건,
그
냥 버리는게 하나도 없는 생활이었다는것. 즉, 쓰레기가 없었는데, 밤,과일을 먹고 나면 그 과일 쓰레기를 옆집 소들한테 주면
너무나도 잘 먹었고, 음식 쓰레기도 한쪽에 모아뒀다가 거름으로 쓰고, 그나마 종이 쓰레기는 태우면 되니까, 쓰레기 봉지라는 게
필요 없었죠. 그게 가장 신기했던거 같아요..
와~ 버릴게 하나도 없네....하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
또 하나. 우리가 살던 집에는 목욕탕이 없었어요.
그래서 천막을 잘 막아서 목욕탕처럼 썼는데, 하루는 비바람이 몰아쳐서 그 목욕탕 천막이 날아가 버렸어요.
한동안 꾀죄죄한 모습으로 지내야 했죠.
머...남들이 말하면 원시 생활이라고 할지 몰라도...ㅎㅎ
#4. 구름 그림자
밥 먹고 나면 산책을 했는데, 동네 한바퀴를 돌고 산 아래가 보이는 곳에 나무 그늘에 앉아 있다가 오곤 했어요.
거기 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람도 불고, 계곡 물 졸졸 흐르는 소리도 나고, 무엇보다 구름이 지나가는게 다 보여요.
그때 첨 알았어요. 구름도 그림자가 있다는걸요. 구름이 바람에 밀려서 그렇게 빨리 지나 가는 건지...
구름이 몰려가면 눈 아래 보이는 산에 그림자가 생기더라구요.
높은 산에 올라가면 눈 아래 산에 구름이 지나가는 모양대로 그림자가 생긴는걸 볼 수 있어요. ^^

#5. 하동장
화개장 만큼이나 유명한 하동장에 가끔 가는데,
(과자도 먹고 싶고, 가끔 인터넷도 해야하고, 목욕탕도 가야 하니까...)
거기에 가면 정말 맛있는 콩국수 집이 있어요. 서울에서 온 아가씨들이라고 더 주시곤 하는데, 쫄깃한 면이랑
구수한 콩국물이 정말 맛있어요...그 집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는데, 얼마전 지리산 다녀온 친구 말로는 아직도 있다네요...ㅎㅎ
시골에서 살면 시골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고, 몽배는 아니지만 원피스에 화려한 무늬가 있는 원피스를 사서 입었더랬죠. 시골 아줌마 패션이라고...하면서 서로 얼마나 웃었던지...ㅎㅎ
10년이 지났는데도, 지리산에서 생활했던 기억은 가장 즐거운 기억중 하나에요...
물론 반수한다고 간거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시험을 잘보고 못보고를 떠나서 좋은 기억 하나 가진게 참 소중하게 느껴져요.
여기에 다 적지 못한, 베트멘 가면 사건, 앵두서리, 도둑든 날, 메뚜기 먹는 고양이...그리고 벌새 본 기억까지 정말 많은 일들과 기억이 있지만, 같이 읽으시면서, 시골 향수에 잠시 젖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너무나 개인적인 추억이라...ㅎㅎ)
가을이 다 가기전에 단풍구경이라도 다녀와야겠어요 ^^



















